p.212 생일을 맞은 여자는 이제는 더 이상 빛나지 않는, 말라버린 거대한 설탕 케이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케이크를 잘라요, 할머니!" 네 아이의 어머니가 말했다. "케이크는 할머니가 직접 잘라야 하잖아요!"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며, 좀 자신 없이, 마치 음모를 꾸미는 어조로 단언했다. 다들 만족스러워하며, 호기심을 갖고 동의하자, 그녀는 성급하게 반복했다.
"케이크를 잘라요, 할머니!"
그러자 갑자기 노인이 나이프를 집었다. 1초라도 주저했다가는 금방이라도 앞으로 고꾸라져 죽어버릴 것처럼, 노인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살인자처럼 주먹을 꼭 쥐고 첫 조각을 잘라냈다.
"힘도 좋으셔." 이파네마의 며느리가 이렇게 중얼거렸는데, 그것이 충격에서 나온 말인지 기분 좋게 놀라서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살짝 으스스함을 느꼈다.
"1년 전만 해도 계단 올라가는 속도가 나보다 더 빨랐어요." 지우다가 속상해하며 말했다.
첫 조각을 썰어낸 후, 이제 첫 삽의 흙이 던져진 셈이므로, 모두들 손에 접시를 들고 식탁 주변으로 몰려들어 팔꿈치로 서로를 쿡쿡 찌르면서, 저마다 자기 접시에 덜어달라고 짐짓 소란을 피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케이크는 소리 없는 혼잡 속에서 각자의 접시로 나누어졌다. 입을 딱 벌리고 시선은 식탁 위로 고정한 어린 아이들은, 말없는 긴장 속에서 케이크가 나누어지는 모습을 주시했다. 케이크의 마른 부스러기 사이에서 건포도가 굴러떨어졌다. 아이들은 경악의 눈길로 건포도가 낭비되는 것을, 허무하게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했다.